[2020-05-15] 나는 왜 믿음이 있을까?
나는 왜 하나님을 믿을 수 있게 됐을까
이해가 안됐을 때가 참 많았다.
이렇게 고집도 쎄고, 못나고, 연약하고
완악하며, 그냥 모든 게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만
나에겐 왜 믿음이란게 있을까?
하나님은 왜 계속 나에게 기회를 주실까?
나에게 벌 주실 수도 있고 버리실 수도 있으신 분인데,
하도 많은 사람들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믿지않는 믿음을 나에겐 왜 주셨을까?
믿음이란게 이해가 안 됐었다.
계속해서 죄를 짓는데 왜 나에게 찔림이 있고
세상 사람들처럼 자유롭게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젠 조금은 알 거 같다.
내가 친할머니랑 둘이 여행을 간적이 있었다.
여행 중 내가 밥을 잘 못 먹었는지, 나한테 안 맞았는지 모르겠는데 그날 죽는 줄 알았다.
토를 하고는 싶은데 나오는 건 없고 새벽이고 병원 갈 수 있는 환경도 아니어서 그냥 화장실에서
구역질을 하는데 할머니가 깨셨었다.
내가 새벽내내 몇 시간동안 그러고 있으니 할머니가 걱정이 돼서 옆에서 울면서 기도를 해주셨었다.
‘하나님 재혁이 살려주세요, 우리 인간은 하나님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요, 하나님 제발 살려주세요’
계속 반복하셨다.
내가 괜찮아지고 잠이 들었을 때까지도 혼자 밖에 나가셔서 기도하셨더라
우리 할머니 야곱이 누군지, 요셉이 누군지 아무것도 모르신다.
근데 믿음 하나는 멋지셨다.
나는 우리 아빠,엄마 너무나도 대단한 믿음의 가정에서 부족한 것 없이 사랑받고 기도받으며 살아왔으며
외삼촌은 목사님이시며
내가 대학 갈때는 이단에 빠지지는 않을까 걱정해주시고, 조언해주시고, 기도해주셨다.
또한 매번 나아가는 길마다 나보다도 믿음이 훌륭한 동역자들을 내게 붙여주시고 나에게 힘이되게 해주셨다.
군대에서도 믿기지 않을 일들과 설명이 안되는 인연들을 주님께서 인도하셔서
내가 너무나도 많은 축복을 받았다.
정말 나는 내가 너무 못되고 별로라 생각하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왜 좋게 봐주는지 정말 이해가 안되지만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준다.
나는 항상 못되게 구는데, 잘 못챙겨 주는데 내게 좋은 사람들을 붙여주셔서 나에게 더 큰 믿음으로 성장시켜주신다.
진짜 지나온 일들 말로 설명이 불가하다.
한명, 한명 나에게 소중한 동역자들이 나를 위해 기도해서 내가 아무리 죄가운데 있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내가 믿음을 갖는 거 같다.
근데 참 속상한 건
외할아버지는 엄마 중학생때 돌아가셔서 나는 뵌적이 없고
엄마의 유일한 오빠이시고 외가댁의 장남이시고 목사님이신 외삼촌이 현재 폐와 심장 말기암 판정을 받아서 우리 외할머니와 엄마 이모 모두 슬퍼하신다.
친할아버지는 완전 무뚝뚝하시고 정이 없으신 분이셨는데 나만 유일하게 좋아해 주셨었었다.
내가 3대 독자여서 소중하기도 했지만
내가 외가, 친가 모두 통틀어 막내인데
친할아버지가 무뚝뚝하니까 모든 애들이 다가가기 무서웠했고
어른들조차 대하기 어려우신 분이었는데
나는 개구장이여서 내가 유일하게 우리 할아버지 머리 위에서 놀았었다.
우리 할아버지 누군가에게 돈은 안쓰시던 분이셨는데 나에게 처음으로 자전거도 사주셨었다.
나의 유일하신 할아버지는 6학년 때 돌아가셨다.
내가 제일 좋아하던 친척중 한분이 둘째 고모부였다.
만날 때마다 장난쳐주시고 정있으시고 무엇보다도 맨날 용돈 주셨었었다.
형편이 그렇게 좋지도 않았음에도 어린 나에게 용돈을 쥐어 주셨었다.
근데 둘째고모부가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황달이 오시고 만나 뵈었을때 심슨보다도 더 샛노랗게 온몸이 변했을 때는 너무 충격이었다.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막내고모부는 외국분이신데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나를 엄청 잘 챙겨주셨었다.
막내고모부가 요리를 진짜 잘하시는데
내가 엄청 잘 먹고 다 싹쓸이해서 잘 먹으니까 되게 좋아해 주셨었다.
혼자 스포츠 보실 때 나도 옆에 가서 같이 보고, 같이 응원하며, 같이 캐치볼도 하던 고모부가
갑상선암부터 시작해서 온몸으로 암이 퍼져서 이제 살 날이 2주도 안 남으셨다.
나를 위해서 기도해주던 사람들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점점 떠나간다.
때론 이 상황들이 이해가 안되더라도
하나님은 항상 선하시니까 계획이 있으시니까
오늘도 믿고 의지하며 나아간다.
주변 사람들하고 더 많이 사랑하자.
소중한 사람들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한 순간을 귀하게 여기자.
우리의 믿음도 거저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귀하신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던 것이니 항상 감사하며 나아가자
오직 주님만 영광 받을 수 있도록
짠 소금이되고, 밝은 빛이 되자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마5:13)